1세트 따낸 차유람, 2세트 9:5로 앞서 승리까지 2점만 남겨 둬

'벼랑 끝 승부수' 던진 김가영, 천금같은 끝내기 6점타로 기사회생

김가영, 3세트 첫 타석 6득점 힘입어 '대역전극' 완성

'LPBA 투어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전에서 김가영(신한금융투자)이 차유람(웰컴저축은행)에게 세트스코어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LPBA 투어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전에서 김가영(신한금융투자)이 차유람(웰컴저축은행)에게 세트스코어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5년 8개월 만에 성사된 '김가영 vs 차유람'의 빅매치에서 김가영이 승리했다.

여자 프로당구 LPBA로 무대를 옮겨 오랜만에 대결을 벌인 두 선수의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이 넘치는 치열한 명승부였다.

세계 최고의 여자 당구선수가 프로당구 무대에서 대결한 3쿠션 승부에서 김가영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당구 여제'의 자존심을 지켰다.

8일 오전 11시에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LPBA 투어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전에서 김가영은 세트스코어 2-1로 차유람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1세트는 먼저 치고 나간 차유람이 우세했다. 차유람은 2:1로 앞서던 6이닝에서 1점, 다음 7이닝에서 2점을 더해 5:2로 기선을 잡았고, 9이닝과 10이닝에 1점씩 보태 7:4로 리드했다.

이어서 11이닝에서는 남은 4점을 한 번에 모두 득점하고 11:4로 1세트를 따내 1-0으로 앞섰다.

2세트에서도 차유람은 첫 타석에서 4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유리하게 풀어갔다.

김가영은 8이닝까지 5득점으로 계속 부진했고 그 사이에 차유람은 4이닝부터 1-1-0-2-1점을 연속 득점하며 9:5로 앞서, 승리까지 단 2점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김가영은 초반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1세트를 빼앗겼고, 2세트도 5:9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사진=김민영 기자
김가영은 초반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1세트를 빼앗겼고, 2세트도 5:9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사진=김민영 기자

벼랑 끝에 몰린 김가영에게 최대의 위기였다. 좀처럼 김가영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 밖에 차유람의 일방적인 승리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당구 여제' 김가영은 무너지지 않았다. 최대 위기가 찾아온 순간에 김가영의 집중력과 저력은 더 빛났다.

8이닝까지 5:9, 패색이 짙었던 김가영은 9이닝 타석에서 벼랑 끝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천금같은 '끝내기 6점타'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를 11:9로 뒤집고 세트스코어 1-1로 만든 김가영은 다시 살아났고, 승리 일보 앞에서 뒤로 후퇴한 차유람은 쉽지 않은 승부를 벌여야 했다.

중요한 3세트 초반 승기를 잡은 것은 김가영이었다. 김가영은 첫 타석에서 대거 6득점을 쏟아부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유람도 그냥 주저앉지는 않았다. 포켓볼 선수 시절 집중력과 승부근성에서 김가영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던 차유람은 끈질기게 따라붙어 어느 순간 6:5를 만들었다.

차유람은 다 이겼던 2세트를 눈 앞에서 빼앗겼고, 3세트 첫 타석에서 김가영의 하이런 6득점이 터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차유람은 다 이겼던 2세트를 눈 앞에서 빼앗겼고, 3세트 첫 타석에서 김가영의 하이런 6득점이 터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사진=김민영 기자

승부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10이닝까지 7:6으로 김가영이 겨우 리드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

남은 점수는 2점. 11이닝 한 타석씩 범타를 주고받은 이후 먼저 12이닝 타석에 들어선 김가영이 결국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가영은 12이닝에서 끝내기 2득점에 성공하며 3세트를 9:6으로 승리하고 세트스코어 2-1로 차유람을 꺾었다.

경기 후 인터뷰룸에서 만난 김가영은 "오랜만에 차유람 선수와 일대일 경기를 하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 이틀 동안 차유람 선수 경기 모습을 봤는데, 첫 번째 시즌에 비해 굉장히 많이 발전한 모습이었다. 여전히 집중력도 좋고. 그래서 조금 더 긴장한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3세트 첫 이닝에 6점을 쳤을 때 솔직히 마무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차유람 선수가 1점 차까지 따라와서 지는 줄 알았다. 게임에 끝까지 집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집중력이 깨져서 다시 나한테 온 흐름을 못 잡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쉽게 역전패한 차유람은 "2세트에 역전을 당했을 때부터 조금 힘든 게임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어쨌든 한 세트가 남았고 나에게 한 번이던, 열 번이던 기회가 올 텐데 기회가 왔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마음을 먹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게임 내용으로 보자면 못 친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가영은 지난 2014년 11월 13일 이후 5년 8개월만에 차유람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사진=김민영 기자
김가영은 지난 2014년 11월 13일 이후 5년 8개월만에 차유람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사진=김민영 기자

지난 시즌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LPBA 첫 우승을 차지했던 김가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8강에 진출하며 대회 2연패의 시동을 걸었다.

같은 날 오후 4시에 열리는 8강에서 김가영은 김경자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 8강전은 윤경남-김예은, 서한솔-박지현, 전애린-임경진의 대결로 압축되었다. 

 

◆ LPBA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 경기결과

윤경남 2-1 이유주

오수정 1-2 김예은

김세연 1-2 김경자

김가영 2-1 차유람

서한솔 2-1 김갑선

김보미 1-2 박지현

김정미 0-2 전애린

임경진 2-1 박수아


<8강 대진>

윤경남 - 김예은

김경자 - 김가영

서한솔 - 박지현

전애린 - 임경진


경기결과 제공=빌리보드/PBA 프로당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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