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볼 배운지 6개월 만에 대회 입상... 최인규당구아카데미 다니며 포켓볼 재미 느껴

이소은 "임윤미 선배님처럼 한국 대표 포켓볼 선수 되고 싶어"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지난해 프로당구 PBA 투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3쿠션에 관심을 갖고 열광을 했다. PBA 투어뿐 아니라 코줌의 서바이벌 대회와 LG 유플러스배 3쿠션 마스터스, 슈퍼컵, 이베스트 컨티넨탈컵 등 많은 3쿠션 대회가 열렸고 새로운 당구스타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포켓볼과 스누커 등 당구의 또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소외된 채 국내에서는 변변한 국제대회 하나가 열리지 않았다. 심지어 2~300만원도 되지 않는 우승상금이 걸린 대회가 서너 번 열린 게 고작이었다. 

이렇듯 당구 내에서도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의 대회 숫자와 선수 숫자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명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스누커와 포켓볼을 놓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심지어 이러한 국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서원영, 서서아, 송나경 등 주니어 국가대표 선수들은 세계주니어선수권과 아시아주니어선수권 등에서 입상하며 국내 포켓볼의 희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 또 한 명의 포켓볼 유망주가 있다. 열일곱 살의 이소은(신정여자고등학교 1학년). 이제 겨우 큐를 잡은 지 불과 1년밖에 안 된 신예지만 포켓볼을 배운 지 6개월 만에 국내대회에서 입상하며 유망주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작년 초에 열린 서울시장배 대회에서의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9 무안황토양파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와 양구에서 열린 ‘제15회 대한체육회장배 2019 전국당구대회’에서 차례로 입상하며 포켓볼 선수로서의 경력을 다지고 있는 중이다. 


- 당구는 언제 처음 쳤나

중2 여름방학 때부터 포켓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때 처음 쳐봤다. 
 

- 그전에는 당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알고 있었나

막연히 ‘노는 애들’이 가는 데가 당구장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스포츠로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막상 당구를 치고 배우니까 내가 알던 당구랑 전혀 달랐다. 
 

- 포켓볼은 본인의 의지로 시작한 건가

아니다. 처음에 아빠가 당구를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유하셔서 종로 쪽에 알아보러 갔는데 거기서는 3쿠션을 하라고 권유했다. 마침 동네에 당구아카데미가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상담하러 갔는데, 옆에서 고등학생 언니들이 포켓볼을 치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포켓볼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아카데미에서 포켓볼을 배우게 됐다. 


- 그 아카데미가 지금 배우고 있는 최인규당구아카데미였나

맞다. 집 바로 아래가 아카데미다. 학원이 같은 아파트 상가에 있어서 결정하기가 더 쉬웠던 것 같다. 
 

- 아카데미가 집이랑 가까워서 좋은 점은

다른 친구들이 이동 시간을 쓰는 시간을 연습에 쓸 수 있어서 더 유리한 것 같다. 가장 빨리 와서 가장 늦게 집에 갈 수 있다. 덕분에 실력도 빨리 느는 것 같다. 그런데 단점도 있다. 


- 단점은 뭔가

쉬고 싶고, 놀고 싶을 때 꾀를 부릴 수가 없다. 어떤 때는 좀 쉬고 싶은데, 아카데미가 바로 아래다 보니 안 갈 수가 없다. 당구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친구들이랑 모여서 논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아카데미에 언니들이 있어서 당구를 치면서 놀아주는데, 가끔은 친구들이랑 놀러 가고 싶기도 하다. 

- 왜 당구를 배우기 시작했나

앞으로 어떤 걸 해야 하나 진로 고민을 하던 중에 뭔가 잘하는 특기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당구를 배우게 됐다. 
 

- 당구 말고도 여중생이 좋아할 만한 다른 게 있었을 텐데. 당구장에 대한 편견 때문에 거부감은 없었나

딱히 그런 생각은 안 들었다. 일단 해보고 싶었다. 아빠가 겨울에는 따뜻한 데서 할 수 있고, 여름에는 시원한 데서 할 수 있는 운동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찾다 보니 당구가 딱 그런 종목이었다. 
 

- 당구를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나

무척 만족스럽다. 특히 당구를 배우고 나간 2번째 대회에 준우승을 해서 너무 기뻤다. 그 뒤로도 계속 입상을 하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 어떤 때 실력이 늘고 있다고 느끼나

시합 나가서 원래 못 이기던 상대를 이기거나 잘 못 치던 두께의 공을 성공했을 때, 그리고 실수 없이 9번 공을 넣었을 때 조금씩 늘고 있다고 느껴진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잘 치는 언니들한테 같이 치자고 먼저 말하고 적극적으로 연습하려고 한다. 
 

- 포켓볼을 처음 시작했을 때랑 지금이랑 차이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당구를 치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저변이 안 넓겠지 생각했는데, 대회를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큰 체육관에서 사람들이 가득 모여서 당구를 치고, 성인부 시합을 보면 잘 치는 선수들도 너무 많아서 놀라웠다.
 

- 포켓볼에 비해 3쿠션이 치는 사람들도 많고, 대회도 많고, 상금도 많은데 부럽거나 종목을 바꿔 봐야겠다는 고민은 없나

아직은 포켓볼이 더 재밌다. 하지만 3쿠션 보는 것도 좋아해서 당구 방송이 TV에 나오면 계속 보게 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3쿠션도 도전해 보고 싶지만, 만약 포켓볼이나 3쿠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포켓볼을 선택할 거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주로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한다고 들었는데.

학교를 안 가니까 연습을 딴 때보다 엄청 많이 하고 있다. 아카데미에서 당구 연습도 하지만, 영어 수업도 하고 있어서 덕분에 영어가 많이 늘었다. 
 

다른 스포츠도 해 본 적 있나.

검도, 태권도, 농구, 배드민턴 등 많이 해봤다. 
 

다른 스포츠랑 당구를 비교하자면.

당구는 타 스포츠에 비해 체력이 많이 들지 않아서 좋은 것 같다. 힘보다는 지구력이 필요한 스포츠라 여자들이 하기에 딱 좋은 것 같다. 
 

국내 선수 중에 롤 모델인 선수가 있다고 하던데.

임윤미 선배님. 공 치는 스타일이 깔끔하고 하나하나 풀어가는 모습이 카리스마 있고 너무 멋있다. 예전에 재능 기부해주실 때 만난 적이 있는데, 너무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서 좋았다. 임윤미 선배님의 공 치는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든다. 
 

앞으로의 목표는.

올해는 고등부 1등, 그다음은 국내 1등. 우선은 여기까지 생각해뒀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대회가 없어서 너무 아쉽다. 포켓볼 대회를 좀 많이 열어줬으면 좋겠다. 대회 신청하라고 문자가 와서 보면 거의 다 캐롬 대회다. 포켓볼 대회가 더 많이 열리면 더 신나게 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당구선수 이소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궁금해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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