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7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공포 후 당구 스포츠화 열기 후끈

91년 11월 열린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 예술구·4구 1만점 등 성황

94년 1월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 제주도시민회관에서 성료

<한국 당구 130년사 '이슈별 당구사 바로 알기'>는 한국에 당구가 전파된 이후 130년 동안 어떻게 당구 문화가 자리 잡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스포츠가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는 칼럼입니다. <빌리어즈>가 지난 35년간 취재한 기사와 수집된 자료, 당사자의 인터뷰에 근거하여 김기제 발행인의 집필로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대회 개회식.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개회식. 빌리어즈 자료사진

◆ 91년 11월 열린 제1회 대회에서 예술구 김상윤, 4구 1만점 변경환 우승

88년 7월에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공포로 당구장이 체육시설업으로 바뀌자 당구의 스포츠화에 대한 열기가 달아올랐다.

당구장업을 관장하는 사단법인 대한당구협회의 각 지역 지회에서는 앞다투어 각 지방단체장의 이름으로 당구대회를 유치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삼다의 섬 제주도라 해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사)대한당구협회 제주도지회의 양광윤 지회장과 양광효 부지회장은 낙후된 제주도의 당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대한당구협회(회장 양태주)의 지원을 얻어 대한당구경기인협회(회장 김영재) 소속 선수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6개월간을 준비한 끝에 이를 성사시켰다.

91년 11월 2일과 3일에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예술구·4구 1만점)선수권전 및 전도 아마추어당구선수권대회’가 제주시민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제주도에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특별한 행사였으므로 이틀 동안의 행사에 하루 1500명씩 약 300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개회식에는 당시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참석해 격려사와 시구를 했고, 서울에서는 대한당구협회 양태주 회장과 대한당구경기인협회 김영재 회장, 김문장 사무총장이 대회에 출전할 선발 선수들과 함께 참가했다.

첫날 개회식에 이어 예술구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예술구 묘기 시범 행사는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당구 경기로 보급된 4구 경기의 최고 기량을 평가하는 4구 1만점 대회는 6년 전인 85년도에 전국 1만점 선수권대회로 처음 열린 후 두 번째로 열리는 대회였다.

남도열, 김철수, 김종호, 김호준, 김상윤, 김용석, 강석봉, 변경환 등 8명의 선수가 예선전을 거쳐 대회에 참가했다.

8명의 선수가 2명씩 토너먼트 대결을 벌여 승자조에서 1, 2위를 결정하고, 패자조의 최종 승자가 공동 3위에 올랐다.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대회 개회식에서 시구하는 우근민 지사.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시구하는 우근민 지사. 빌리어즈 자료사진

8강전을 치른 결과, 남도열, 김종호, 김상윤, 변경환이 4강에 진출해 준결승에서 김종호가 남도열을, 변경환이 김상윤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서는 변경환이 김종호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패자조 4강에는 김용석, 남도열, 김상윤, 김호준이 진출, 김용석이 남도열을, 김상윤이 김호준에게 승리하고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이 패자준결승전에서는 동시에 진행된 두 경기에서 김용석과 김상윤이 초구에 5000점을 한 큐로 쳐내며 퍼펙트 게임을 나란히 달성해 장내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예술구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선발 선수인 남도열, 김상윤, 장기영, 김종석, 조창섭, 손종언, 김동철 등 7명과 제주도의 시드 배정자 현택실 등 8명이었다.

1만점 대회와 동일하게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8강전 결과 김상윤, 김종석, 김동철, 현택실이 승자조 4강에 진출했다.

4강전에서는 김상윤이 현택실을 2-0, 김종석이 김동철을 2-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대회의 예술구 부문 우승자 김상윤.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예술구 부문 우승자 김상윤.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대회의 4구 만점 부문 우승자 변경환.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4구 만점 부문 우승자 변경환. 빌리어즈 자료사진

승자결승전에서는 김상윤이 김종석을 3-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는 김상윤이 불과 10여 일 전 독일에서 열린 제20회 세계예술구선수권대회에 한국 국가대표로 참가하고 돌아온 후 거둔 쾌거였다.

패자조 4강에는 장기영, 김동철, 현택실, 조창섭이 올라 장기영이 김동철을, 현택실이 조창섭을 각각 2-0으로 꺾고 패자결승에 진출했다.

장기영과 현택실이 치른 패자결승에서는 현택실이 장기영을 2-1로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전도 아마추어 당구선수권대회’도 성황리에 잘 치러져 모처럼 제주도에 당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확산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예술구 부문 우승자 김철민이 당시 제주도 내무국장으로부터 우승 트로피와 상장을 받고 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예술구 부문 우승자 김철민이 당시 제주도 내무국장으로부터 우승 트로피와 상장을 받고 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 94년 10월 열린 제2회 대회에서는 예술구 김철민, 4구 1만점 남도열 우승  

91년 11월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가 개최된 후 약 3년이 지난 94년 10월 1일, 2일에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대회가 사단법인 대한당구협회 제주도지회 주최, 대한당구선수협회(회장 김문장) 주관으로 제주도시민회관에서 다시 열렸다.

경기 종목은 제주도의 당구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부문(4구 100점조, 200점조, 300점조, 500점조)과 예선전을 거쳐 선발된 선수들이 참가하는 예술구, 4구 1만점, 3쿠션(국내식) 부문으로 치러졌다. 

제2회 제주도지사배 개최에 앞서 출전 선수를 선발하기 위한 전국 1만점 및 예술구 선수권대회가 8월 16일과 17일에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의 윤승록당구회관에서 열렸다. 

제1회 대회의 입상자들을 포함한 28명의 선수가 참가해 제주도행 티켓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다음의 선수가 출전권을 획득했다.

1만점 부문에는 남도열, 최언보, 김철민, 김정겸, 김호준, 김용석, 조창섭 등 7명이, 예술구 부문에는 김철민(1만점 부문에도 선발), 박추복, 손종언, 김종석, 변경환, 윤승록, 조문환, 김석윤 등 8명이 선발되었다.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3C(국내식) 부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백정기의 경기 장면.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3쿠션(국내식) 부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백정기의 경기 장면.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대회의 아마추어 부문 경기는 제1회 대회 때와 비교해 현격히 기량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술구 부문은 8명이 2명씩 토너먼트로 경기를 펼쳐 김철민과 김석윤이 결승에서 우승을 놓고 격돌했다.

출제된 시스템 8개 중 김철민이 7개를 성공시킨 반면 김석윤은 2개 만을 성공시켜 김철민이 우승을 차지했다.

4구 1만점 부문 경기에서는 남도열과 김정겸이 결승에서 만나 자웅을 겨루었다. 남도열은 1이닝에 5000점을 득점하며 우승을 차지했는데, 제1회 대회 때 4강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는 남도열에게는 남다른 의미의 우승 쾌거였다.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3C(국내식) 부문 우승자 강석봉(왼쪽)과 준우승자 백정기.  빌리어즈 자료사진
제2회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3쿠션(국내식) 부문 우승자 강석봉(왼쪽)과 준우승자 백정기. 빌리어즈 자료사진

3쿠션(국내식) 부문 경기의 결승전에는 강석봉과 백정기가 진출했다. 30점제로 진행된 결승전은 강석봉이 백정기를 꺾고 우승자가 되었다.

비록 3년에 걸쳐 2회를 치른 제주도지사배 전국당구대회이지만, 이 대회는 제주도의 당구 보급과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4구 1만점 부문과 예술구 부문의 경기 내용과 기록은 한국 당구사에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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