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정재권과 매 세트 후반부까지 접전 벌이며 치열하게 승부 다퉈

세트스코어 4-1로 승리하며 드림투어 첫 우승과 1부 승격 두 마리 토끼 잡아

'61세 노장' 이재근이 프로당구 2부 '쏘파 코사놀 PBA 드림투어 8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61세 노장' 이재근이 프로당구 2부 '쏘팔 코사놀 PBA 드림투어 8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민영 기자] '61세 노장' 이재근이 프로당구 PBA 2부 드림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9일 서울 가산동 빌리어즈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쏘팔 코사놀 PBA 드림투어 8차전' 결승에서 이재근은 정재권(43)을 세트스코어 4-1로 꺾고 사상 첫 우승의 영예을 안았다.

이재근은 결승에서 체력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매 세트 벌어진 초접전 승부에서 완승을 거두었다.

1세트와 2세트를 연속으로 14:14의 살얼음판 승부를 벌여 초반부터 이재근에게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재근은 2번의 위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세트스코어 2-0으로 치고나가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갔다.

1세트에서는 9:8 박빙의 리드를 지키다가 14이닝 타석에서 연속 5득점을 올려 14:8로 크게 리드했다.

이재근이 마지막 세트포인트 득점에 실패하면서 정재권에게 타석이 넘어갔고 곧바로 연속 6득점을 만회한 정재권이 14:14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시 세트포인트를 득점하지 못해 이재근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결국 이재근이 마지막 득점을 올려 15:14로 1세트를 따냈다.

결승전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전 경기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이재근은 매 세트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벌이며 체력적으로 힘든 경기를 했다. 게다가 한쪽 눈이 잘 안보이고 당뇨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내고 마침내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이재근은 매 세트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벌이며 체력적으로 힘든 경기를 했다. 게다가 한쪽 눈이 잘 안보이고 당뇨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내고 마침내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2세트에서는 초구에 8점을 뽑아낸 이재근이 여유있게 앞서는 듯했다. 그러나 정재권이 끈질기게 따라붙으면서 13이닝에서 14:14 동점이 되었다.

두 선수 모두 14, 15이닝 공격에 실패했고, 16이닝에서 이재근이 세트포인트를 득점하면서 15:14로 승리하고 2-0을 만들었다.

3세트는 정재권이 1이닝부터 1-1-3-1-2-1-2 연속타로 11:7로 점수를 리드했다. 정재권은 10이닝 공격에서 끝내기 4득점에 성공해 15:9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2-1)

4세트도 막판까지 팽팽한 대결이 이어졌다. 14이닝까지 10:10 동점인 상황에서 이재근이 막판 뒷심을 발휘해 2-1-2 연속타를 성공시키며 15:11로 승리했다. (3-1)

이재근 vs 정재권의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이재근 vs 정재권의 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어 역전을 노렸던 정재권은 노익장을 과시한 이재근의 노련함에 밀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사진=이용휘 기자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어 역전을 노렸던 정재권은 노익장을 과시한 이재근의 노련함에 밀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사진=이용휘 기자

이재근은 4세트까지 벌어진 접전의 승부에서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정재권을 압도해 3-1의 리드를 지켰다.

5세트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초접전 양상은 5세트까지 이어졌다. 지칠 법했던 이재근은 5세트도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3이닝부터 2점, 4점을 올려 7:2로 앞섰고, 다시 6이닝부터 1-2-1-2점을 따박따박 올려 13:5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8이닝까지 단 3득점에 그치며 무너져가던 정재권이 9이닝부터 반격에 나서 막판까지 이재근을 괴롭혔다. 

정재권은 9이닝과 10이닝에서 2점씩 보태 13:7까지 쫓아갔고, 11이닝에서는 연속 5득점을 올려 13:12로 턱밑까지 쫓아갔다.

다시 찾아온 위기의 순간, 이재근은 근성은 막판에 한 차례 더 빛났다. 이재근은 12이닝 타석에서 정재권이 점수를 올리지 못하자 이어서 큐를 잡고 남아 있던 2점을 모두 득점하며 15:12로 승리,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큐를 들고 환하게 웃는 이재근.  사진=이용휘 기자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큐를 들고 환하게 웃는 이재근. 사진=이용휘 기자

노장 이재근은 체력이 부칠 법한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값진 우승을 기록했다.

앞서 준결승전에서 이재근은 박춘우에게 0-2로 다 졌던 경기를 3-2로 역전하는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재근은 61세의 나이는 물론, 황반변성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대회에 나와 박춘우, 정재권 등 국내 최강자들을 연달아 꺾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그는 "프로대회 첫 우승이라니 너무 기분이 좋다. 마음을 비우고 마음껏 쳤다. 물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당뇨도 있어서 모든 게 어려웠지만, 결승까지 왔으니깐 최선을 다해 보자는 생각으로 정신력으로 버텼다"라고 밝혔다.

또한, "트라이아웃 때부터 한쪽 눈이 안 보여서 남들 모르게 끙끙 앓았다. 언젠가는 다시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했는데, 집사람과 가족들의 응원으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빠가 해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시상식에서 우승자 이재근(가운데)과 타이틀 스폰서 인포벨 심범석 대표와 김소연 전무.  사진=이용휘 기자
시상식에서 우승자 이재근(가운데)과 타이틀 스폰서 인포벨 심범석 대표와 김하연 이사. 사진=이용휘 기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이재근은 우승상금 1500만원과 랭킹포인트 1만5000점을 받아 단숨에 4위까지 순위가 뛰어올라 PBA 1부 티켓도 따냈다.

드림투어 최종 순위 15위까지 선수는 다음 시즌에 1부 투어로 승격되며, 마지막 7차전과 8차전에서 활약한 이재근, 박정민, 정재권, 정재석, 박흥식 등이 1부행 티켓을 따내게 되었다.

드림투어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첫 시즌을 마쳤고, 1부 투어는 오는 2월 28일부터 3월 6일까지 열리는 마지막 1부 파이널 투어를 끝으로 이번 시즌의 대미를 장식한다. 

 

 

 

저작권자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