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준결승서 세트스코어 3-1로 쿠드롱 누르고 사상 첫 결승 진출

'세계 최강' 쿠드롱과 정면으로 맞서서 시원한 승리 거둬

'랭킹 1위' 굳힌 마르티네스와 27일 밤 10시에 '우승상금 1억원' 놓고 격돌

김병호가 쿠드롱을 꺾고 프로당구 투어 7차전 결승에 진출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김병호가 프레데릭 쿠드롱을 꺾고 프로당구 투어 7차전 결승에 진출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김병호(47)가 대이변을 일으켰다.

김병호는 27일 오후 4시 30분에 경기도 일산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프로당구 투어 7차전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우승후보 프레데릭 쿠드롱(52·웰컴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PBA 상금랭킹 70위에 불과했던 김병호는 지난 6차례 투어를 치르는 동안 4차전만 유일하게 본선 32강에 진출했고, 나머지 대회는 모두 서바이벌 128강과 64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마지막 7차전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승리를 이어갔고, 준결승까지 오르면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준결승전에 앞두고는 쿠드롱과 대결하는 김병호의 결승 진출이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4차전에서 우승하며 랭킹 3위로 도약한 쿠드롱이 마지막 7차전에서 먼저 결승에 오른 현재 랭킹 2위 다비드 마르티네스(29·스페인)와 원년 시즌랭킹 1위 자리를 놓고 자존심 회복을 위한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이었기 때문.

따라서 준결승전은 김병호에게는 쉽지 않은 경기였다. 우승상금 1억원의 마지막 관문 앞에서 만난 쿠드롱을 상대하는 것조차 어려움이 컸지만, 투어 파이널을 앞둔 원년 시즌 마지막 대회라는 점에서 더욱 난관이 예상되었다.

김병호와 쿠드롱의 준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김병호와 쿠드롱의 준결승전 뱅킹 장면. 사진=이용휘 기자

그런데 막상 경기를 시작하고 보니 준결승전에서도 김병호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1세트에서는 김병호가 2이닝 연속 8득점을 시작으로 3-2-0-2점을 올리며 6이닝 만에 15:5 승리를 거두었다. (1-0)

2세트는 5:6으로 지고 있던 쿠드롱이 7이닝 7득점에 힘입어 12:8로 역전한 뒤 12이닝 만에 15:8 승리를 거두고 1-1 동점을 만들었다.

김병호는 2세트 막판 분위기가 다소 떨어졌지만, 3세트에서 다시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5이닝까지 7:7의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승부의 갈림길에서 쿠드롱이 6이닝부터 세 타석 범타로 물러나는 사이 김병호는 1-2-2-3 연속득점하면서 9이닝 만에 15:7로 승리를 거두고 세트스코어 2-1을 만들었다.

쿠드롱은 준결승전에서 김병호에게 패하면서 시즌 2승과 시즌랭킹 1위 도전에 모두 실패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쿠드롱은 준결승전에서 김병호에게 패하면서 시즌 2승과 시즌랭킹 1위 도전에 모두 실패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2-1로 리드한 김병호가 단 1승을 남겨두었지만, 상대가 쿠드롱인 만큼 승리를 낙관할 수는 없었다.

4세트에서 쿠드롱의 큐는 다시 불을 뿜었다. 쿠드롱은 2:2 동점이던 4이닝 공격에서 하이런 8점을 올려 10:2로 달아났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김병호는 다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김병호는 4이닝 타석에서 연속 3득점으로 따라붙어 거리를 좁혔고, 5이닝에서 다시 연속 4득점을 올려 9:11까지 쫓아갔다.

이어서 6이닝, 쿠드롱이 득점에 실패하고 넘겨받은 기회에서 김병호는 '끝내기 6득점'을 성공시켜 15:11로 단숨에 승부를 끝냈다. (3-1)

김병호는 이번 대회에서 쿠드롱을 비롯해 코스타스 파파콘스탄티누와 마민깜 등 세계 최강자들을 모두 꺾고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김병호는 이번 대회에서 쿠드롱을 비롯해 코스타스 파파콘스탄티누와 마민깜 등 세계 최강자들을 모두 꺾고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이용휘 기자

준결승에서 김병호는 쿠드롱의 득점포에 정면으로 맞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병호는 쿠드롱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차례로 꺾으며 크게 활약했다.

32강전에서 대결한 그리스의 코스타스 파파콘스탄티누(56·41위)는 세트스코어 1-2, 4세트 6:11의 탈락 위기에서 '끝내기 9점타'로 기사회생하며 마침내 3-2 역전극을 완성했다.

16강전에서는 베트남 최강자인 마민깜을 세트스코어 3-0으로 대파하고 8강에 올라갔다.

결승에 진출한 김병호가 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용휘 기자
결승에 진출한 김병호가 주먹을 쥔 손으로 허공을 가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용휘 기자

마민깜은 PBA 투어에는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했지만,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수차례 8강에 오르고 지난 2017년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딴 강자다.

32강전에서 마민깜은 한국의 김재근을 상대로 하이런 12점을 쏟아부으며 3-0으로 완승을 거두었고, 이 경기에서 평균득점 2.368을 기록하며 새로운 PBA 강자로 올라서는 중이었다.

그러나 김병호는 16강전에서 15:13, 15:12, 15:10으로 마민깜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이변의 불씨를 당겼다.

준결승전이 끝나고 김병호를 끌어안고 축하해 주는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준결승전이 끝나고 김병호를 끌어안고 축하해 주는 쿠드롱. 사진=이용휘 기자

김병호는 같은 날 10시에 열리는 결승전에서 마르티네스와 '우승상금 1억원'을 놓고 시즌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마르티네스는 앞선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김형곤(브라보앤뉴)을 3-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쿠드롱이 준결승에서 탈락하면서 마르티네스는 원년 시즌랭킹 1위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PBA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새 역사에 도전하는 김병호와 사상 첫 시즌 2승에 도전하는 마르티네스의 결승 경기는 SBS스포츠와 빌리어즈TV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 챔피언십' 준결승 경기결과

프레데릭 쿠드롱 1-3 김병호

1세트: 5(15이닝)15
2세트: 15(12이닝)8
3세트: 7(9이닝)15
4세트: 11(6이닝)15


경기결과 제공=빌리보드/PBA 프로당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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