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포츠 당구의 묵은 '대못', 중·고교 앞 당구장 설치 규제 마침내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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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포츠 당구의 묵은 '대못', 중·고교 앞 당구장 설치 규제 마침내 철폐
  • 김기제 발행인
  • 승인 2019.09.1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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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에 대한 마지막 규제, '중·고교 앞 당구장 설치 금지' 마침내 해제
93년 헌법재판소 '18세 미만자 당구장 출입금지 위헌 판결'
2014년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 철폐대책위원회, 초등학교 앞 우선 해제
당시 교육부, "중·고교 '당구장 금연 후 관련법 개정' 결정"
2017년 12월 당구장 금연 후 2019년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 완전 철폐
범 당구계 단체의 동의서.
지난 2014년 빌리어즈는 '당구장 설치 규제 철폐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한당구연맹, 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 대한당구원로회, 사단법인 대한당구협회 등 당구 단체 8곳의 참가로 초등학교 앞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를 해제했다. 사진은 당시 단체들이 보내온 참가동의서.  빌리어즈 자료사진

지난 8월 7일 국무조정실은 '지역 경제·중소상공인 분야 규제혁신 10대 사례'를 발표하면서, "현재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환경보호구역 안에서는 당구장 개설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을, 규제를 풀어 허용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당구가 국제 스포츠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당구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것을 고려한 조치로써 내년 초에 관련법 개정을 통해 이같은 규제 제한을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교육환경보호구역 안에서 당구장 개설이 안 되는 곳은 '중・고교 앞'이다.

이 보도를 접한 필자는 감개무량한 마음을 넘어 실로 감회가 새로웠다. 지난 20여 년간 당구가 스포츠로 인정되고 승격되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스포츠 당구'의 유일한 치부(恥部)로 남아 있는 학교 앞 정화구역(현재는 교육환경보호구역) 내에서의 당구장 설치 제한 철폐를 이 칼럼을 통해, 당구인들이 합심해 해결하자고 수없이 주장했을 뿐 아니라, 마침내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실행에 나섰기에 더욱 그러하다. 

지난 93년 5월 헌법재판소가 '18세 미만자의 당구장 출입금지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스포츠 당구의 첫걸음을 걸었다. 사진은 빌리어즈(당시 월간당구) 93년 6월호에 이와 같은 내용의 기사를 특집으로 다루며 박기호 은평구의회 의원을 표지에 실은 모습.  빌리어즈 자료사진
지난 93년 5월 헌법재판소가 '18세 미만자의 당구장 출입금지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스포츠 당구의 첫걸음을 걸었다. 사진은 빌리어즈(당시 월간당구) 93년 6월호에 이와 같은 내용의 기사를 특집으로 다루며 박기호 은평구의회 의원을 표지에 실은 모습. 빌리어즈 자료사진

◆ 규제 철폐의 첫걸음은 93년 '헌법재판소 판결'

사단법인 대한당구협회 은평지회장 박기호 씨는 지난 93년 5월에 '당구장 출입문에 18세 미만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표시를 해야 한다'라는 관련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위헌 소송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음으로써 당구장이 스포츠 시설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박기호 씨는 다시 4년 뒤인 97년 3월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3호 규정에, 학교 앞 정화구역 안에서 당구장 설치를 금지한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대학과 유치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고 초・중・고교 부분은 종전과 같이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허가한다"라는 부분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은평구의회 의원을 지냈던 박기호 씨는 변호사 출신 이원형 국회의원을 법정대리인으로 선임해 이 두 가지 엄청난 일을 해냈고, 그런 다음 몇 년 후에 당구계를 떠났다. 지금 생각하면 그는 당구계에 둘도 없는 은인으로 기억되어야 할 사람이다.

박기호 씨의 두 번째 헌법소원 판결이 있은 다음 해인 98년 1월에는 당구가 방콕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대한스포츠당구협회(현 대한당구연맹의 전신)가 대한체육회에 인정종목으로 가맹되었고, 그해 12월에는 한국 당구 국가대표가 방콕 아시안게임의 캐롬 3쿠션 종목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당구는 전국체전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중・고등학교의 특별활동 시간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종목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 2014년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 철폐대책위원회' 구성으로 두 번째 성과 얻어

그러나 이러한 당구의 눈부신 스포츠로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초・중・고교 앞 정화구역 내에서의 당구장 설치 제한은 여전히 지속되어 '스포츠 당구'의 수치스러운 환부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당구계의 협회와 단체, 당구인 그 누구도 이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필자는 박기호 씨의 97년 헌법소원이 있었던 17년 만인 지난 2014년에 정부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기회 삼아 경제적 논리로 당구장의 정화구역 문제 해결을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우선 이 시도가 전체 당구인들의 총의에 의해 추진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인식시키기 위해 그 주체를 '초・중・고교 정화구역 내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 철폐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라 명명했다. 그리고 당구계의 법정단체 또는 임의단체 모두를 대책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정해 "본 기관(단체・협회)은 당구계의 숙원인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제14호의 초・중・고교 정화구역에서의 당구장 설치 제한에 관한 규제를 푸는 데 뜻을 같이 해 범당구계 대책기구로서 구성하는 '초・중・고교 정화구역 내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 철폐대책위원회'에 동참하며, 목적 달성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에 동의한다"라는 내용의 참가동의서를 받았다.

당시 위원회에 참가한 당구계의 기관은 대한당구연맹(회장 장영철), 사단법인 대한당구협회(회장 김동현), 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회장 김용태), 한국대학당구연맹(회장 임용진), 대한중고당구연맹(회장 조형래), 한국당구용품협동조합(이사장 마광현), 대한당구원로회(회장 이흥식) 그리고 실무위원을 맡은 빌리어즈(당시 월간당구, 발행인 김기제) 등 8곳이었다.

실무위원을 맡은 필자는 규제개혁청원서에 첫째, 초・중・고교 앞 정화구역 내에서 당구장 설치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은 현재 학생들이 당구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시대착오적인 조항임을 지적하고, 학생들의 전국체전 참가, 중・고등학교 특별활동 교과목 채택, 매탄고등학교를 비롯한 중・고등학교의 당구부 창단, 대한중고당구연맹의 창립, 세계 주니어 3쿠션 대회에서 매탄고교 김행직의 우승 등 무려 73건의 붙임자료를 첨부했다.

그리고 두 번째, 초・중・고교 앞 당구장 설치 금지의 규제 철폐는 국가 경제 정책상 창업 및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클 것이므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현재 전국에는 초등학교 5913개교, 중학교 3173개교, 고등학교 2322개교 등 모두 1만1408개 학교가 있음으로 만약 정화구역 규제가 풀려 이 중 절반인 5500개 학교 앞에서 1곳씩 당구장이 생긴다고 해도 신규 창업으로 1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개혁 청원서는 2014년 5월 8일 청와대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되었다. 이에 대해 5월 28일 규제개혁위원회로부터 "해당 기관에 이첩되어 정상적으로 처리 중"이라는 통보가 왔다. 그리고 6월 17일에는 교육부의 담당 부서에서 처리 결과를 알리는 공문이 도착했다. 공문의 내용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교육부는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당구장 설치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 제도의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시・도 교육청 포함) 협의 및 사회적 의견(유해인식도 조사 등) 수렴 후, 제도 개선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 철폐대책위원회'는 지난 2014년 5월에 청와대 규제개혁위원회에 "초중고교 앞 당구장 설치를 금지하는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에 대해 개정을 건의했고, 6월 17일 교육부에서는 "당구장 금연과 무관한 초등학교는 올해(2014년) 규제 제외시키고, 중고교 앞은 당구장 금연 실시 이후 해제할 것이며, 당구장 금연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면 즉시 법령 개정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후 3년 간의 입법 절차를 거쳐 당구장은 2017년 12월 3일 전면금연이 되었다. 사진은 보건복지부에서 배포한 당구장 금연 안내 포스터.  빌리어즈 자료사진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 철폐대책위원회'는 지난 2014년 5월에 청와대 규제개혁위원회에 "초중고교 앞 당구장 설치를 금지하는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에 대해 개정을 건의했고, 6월 17일 교육부에서는 "당구장 금연과 무관한 초등학교는 올해(2014년) 규제 제외시키고, 중고교 앞은 당구장 금연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면 즉시 법령 개정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후 3년 간의 입법 절차를 거쳐 당구장은 2017년 12월 3일 전면금연이 되었다. 사진은 보건복지부에서 배포한 당구장 금연 안내 포스터. 빌리어즈 자료사진

◆ '당구장 전면 금연' 실시 이후 대못 박았던 규제 드디어 철폐

필자는 이의 처리 결과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교육부의 담당 부서 주무관에게 재질의했다. 주무관은 "당구장 금연과 무관한 초등학교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규제에서 제외시키기로 법령을 정비할 것이며, 중・고교 앞 정화구역은 당구장 금연이 실시되지 않고 있는 현재로서는 해제가 어려우나, 당구장 금연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면 즉시 법령 개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상의 내용에 대해 대책위원회에 참가 동의를 해준 당구계의 참여 기관・단체에 보고하는 형식으로 <빌리어즈> 2014년 7월호에 상세히 보도했다.

그해 6월 27일 보건복지부는 당구클럽과 스크린골프장 등 1000명 이하의 인원을 수용하는 체육시설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으로써 당구클럽은 이르면 2016년부터 금연구역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빌리어즈>는 2014년 12월 11일 다시 교육부의 담당 부서 주무관에게 초・중・고교 앞 정화구역 문제가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지 문의했다. 주무관은 "초등학교 앞 정화구역 해제에 관하여는 지난 11월 3일~12월 15일의 「학교보건법」 개정에 대한 입법예고가 끝나면 내년 1월 말 또는 2월 초에 국회에 법 개정을 제출할 것이며, 중・고등학교 앞은 지금 한참 거론되고 있는 당구장 금연구역 지정 이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4년 6월 27일에 입법예고된 바 있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될 체육시설업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따라서 금연구역 지정과 맞물려 있는 중・고교 앞 정화구역 내 당구장 설치 해제도 자연히 지연되었다. 그러나 2016년 12월 2일 마침내 1000명 이하의 인원을 수용하는 체육시설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이 이루어져 1년 후인 2017년 12월 3일부터 시행됨으로써 당구장의 전면 금연 시대가 도래했다.

2017년 12월 9일에는 1967년에 제정된 「학교보건법」을 현실에 맞게 재정비한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교육환경법」)이 제정 공포되어 기존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은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절대정화구역'은 '절대보호구역', '상대정화구역'은 '상대보호구역'으로 용어가 변경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종전 「학교보건법」의 위헌 판결로 정화구역에서 해제된 유치원, 대학 외에 마침내 초등학교가 해제된 사실이다. 그러나 당구장에서 흡연이 가능했던 이유로, 중・고교는 여전히 규제에서 풀리지 못했다.

「교육환경보호법」 제9조(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의 금지행위 등)는 "누구든지 학생의 보건・위생, 안전, 학습과 교육환경보호를 위하여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상대보호구역에서는 제14호부터 제29호까지에 규정된 행위 및 시설 중 교육감이나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지역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교육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는 행위 및 시설은 제외한다.  1.~ 20. (생략) 21.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른 체육시설 중 당구장, 무도학원 및 무도장(유치원, 초등학교, 대학의 교육환경보호구역은 제외한다)"이라고 규정했다. 

상대보호구역의 규제에서 풀려나지 못했던 중・고교가 당구장 전면 금연 이후 이번 국무조정실의 발표로 스포츠 당구의 부끄러운 자화상인 묵은 '대못'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당구인들이 진심으로 환영해야 할 일이다. 아직 내년 초에 「교육환경보호법」 제9조의 개정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미 정부의 정책 과제로 채택되어 발표된 이상 별문제 없이 다 이루어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든 일에는 인과(因果)가 있는 법이다. 그저 앉아 있어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없다. '초・중・고교 정화구역 내 당구장 설치 금지 규제 철폐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규제개혁위원회의 문을 두드림으로써 얻은 성과라 생각하니 새삼 보람을 느낀다.

<빌리어즈> 김기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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