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本色] 차유람은 3쿠션 무대에서 이제 막 1라운드를 뛰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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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本色] 차유람은 3쿠션 무대에서 이제 막 1라운드를 뛰었을 뿐이다
  • 김주석 편집장
  • 승인 2019.08.2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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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 3차전 불참 선언한 차유람... 데뷔 무대 질타와 악플 도 넘어
차유람이 선택한 실전을 통한 성장이 가장 빠른 길
그의 발전과 성장을 응원해야 여자 3쿠션 흥행 시너지 효과 더 앞당길 것
큰 기대를 모았던 차유람이 '재도전을 위한 후퇴'를 선언했다. LPBA 2차전에서 와일드카드로 처음 정식 대회에 3쿠션 큐를 잡고 출전했던 차유람은 높은 기대치에 비해 초라한 성적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한 바 있다. 사진은 LPBA 데뷔전을 치르는 차유람.   빌리어즈 자료사진
큰 기대를 모았던 차유람이 '재도전을 위한 후퇴'를 선언했다. LPBA 2차전에서 와일드카드로 처음 정식 대회에 3쿠션 큐를 잡고 출전했던 차유람은 높은 기대치에 비해 초라한 성적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한 바 있다. 사진은 LPBA 데뷔전을 치르는 차유람. 빌리어즈 자료사진

3쿠션 선수로 전향한 차유람(32)이 LPBA 3차전 출전 자체를 포기했다. 3차전에서 차유람의 선전을 기대하던 당구 팬들에게는 무척 아쉬운 일이다.

PBA 프로당구협회 김영진 사무총장은 19일 오전에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차유람이 와일드카드 출전을 포기했다"라고 밝히며 다음 주 열리는 '웰컴저축은행 웰뱅 LPBA 챔피언십'에 차유람이 출전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이유는 재도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 실력을 더 쌓아 다시 도전한다는 것. 

원래 차유람의 복귀는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차유람은 복귀를 선언하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3쿠션 전향 복귀는 내년쯤으로 생각한다"라며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최초로 3쿠션 종목 프로당구 PBA(LPBA)가 한국에서 출범하면서 큰 관심이 일어나게 되자 그의 복귀는 계획보다 갑작스럽게 앞당겨졌다.

포켓볼 선수 시절 '당구 여신'으로 불리며 당구계 안팎에서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아온 차유람이 3쿠션으로 종목을 바꿔 4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다면 대중의 큰 관심을 불러올 수 있을 거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김가영(36)이 LPBA 1차전부터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오랜 라이벌인 그 두 사람이 3쿠션 당구대에서 다시 승부를 벌이는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크게 화제가 되어 흥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대부분의 당구 관계자들은 한국 당구선수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은 두 선수의 LPBA 활약 여부는 프로당구는 물론 당구계 전체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한껏 기대를 모았던 차유람의 등장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7월 열린 LPBA 2차전에서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했던 차유람이 64강 첫 경기에서 조 4위로 탈락하면서 그를 비판하는 여론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고작 데뷔전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졸지에 차유람은 준비되지 않은 실력 없는 선수로 평가 절하되었다.

당구 실력도 녹슬었는데 유명세로 주목을 끌 수 있으니깐 LPBA가 얼굴마담으로 데려왔다는 식의 평가까지 나돌았고, 결국 그런 여론의 여파는 차유람이 3차전 와일드카드를 포기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만약 차유람을 냉정하게 평가했던 이들이 온정의 시각으로 그를 이해했다면 차유람은 3차전에서 다시 큐를 잡고 한 걸음 전진한 모습을 보여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차유람은 단지 얼굴만 이쁜 선수가 아니라 국제종합경기대회에서 세계 랭커들을 꺾고 두 종목 금메달을 따내 전무후무한 2관왕에 오른 실력이 매우 출중한 세계 정상급의 선수다.

3쿠션도 현역 여자 3쿠션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잘 친다. 어려서부터 하루 15시간씩 당구 큐만 잡고 평생을 살아온 감각은 비록 몇 년의 공백이 있다고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캐롬과 포켓볼이 다른 종목이긴 하지만 당구 큐를 컨트롤하고 공을 다루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3쿠션 사대천왕' 토브욘 블롬달이 정상급 포켓볼 선수와 9볼 경기에서 승리하거나, '포켓볼 황제' 에프런 레이즈가 부산 아시안게임 3쿠션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리스트 황득희를 이길 뻔한 경기를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차유람이 예전처럼 펄펄 날 수 있는 준비가 다소 덜 되었고 따라서 시기가 이르다고 할 수 있지만,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계속 경기에 나오다 보면 점점 발전할 것이 분명했다.

기본기가 있다면 혼자 훈련하며 서서히 오랫동안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당장 입상은 어렵더라도 시합을 뛰면서 현장 분위기를 익혀가며 실력을 끌어올리는 편이 당연히 훨씬 더 성장이 빠르다.

이렇게 직접 경험을 쌓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과정을 통해 우리가 기대하는 '김가영-차유람'의 시너지 효과를 더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차유람의 3차전 불참 결정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LPBA 2차전에서 와일드카드로 복귀했던 차유람은 선배 김가영과 함께 여자 3쿠션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었다. 사진은 LPBA 2차전 미디어데이에 나란히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차유람과 김가영.  빌리어즈 자료사진
LPBA 2차전에서 와일드카드로 복귀했던 차유람은 선배 김가영과 함께 여자 3쿠션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었다. 사진은 LPBA 2차전 미디어데이에 나란히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차유람과 김가영. 빌리어즈 자료사진

과거 국내 3쿠션 종목 정상에 올라 한동안 적수가 없을 정도로 3쿠션이 익숙했던 김가영에 비해 '3쿠션 새내기' 차유람은 아직 기술과 경험이 충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차유람이 언론의 냉정한 평가와 악플처럼 여자 3쿠션 선수로 활동조차 못 할 정도의 수준으로 준비가 미비했던 것은 아니다.

차유람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누구보다도 빨리 본인의 재능을 발휘해 정상을 넘볼 수 있는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를 포켓볼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시킨 이장수 전 당구 국가대표 감독은 "유람이는 내가 본 어떤 선수보다도 습득력이 빠르다. 가장 중요한 멘탈과 승부근성도 따라올 사람이 없다. 3쿠션으로 전향하면 유람이는 무조건 세계챔피언이 될 것"이라며 오래 전부터 자신 있게 말해 왔다.

차유람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어 이제 1라운드를 뛰었을 뿐이고, 4년 만에 선 그 무대가 낯설었던 것뿐이다. 

오랜만에 종목까지 바꿔 시합에 나온 선수가 첫 등장부터 얼마나 더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나.

지금 경기장 밖에 있는 우리가 찾아야 할 스포츠 정신은, 선수가 다소 기대에 못 미쳐 활약이 부족한 점을 보인다고 악플을 쏟아내며 아예 기회조차 빼앗어 버릴 것이 아니라 그 선수가 흘린 땀과 눈물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면서 조용히 성장을 기다려 주는 것이다.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과 당구의 흥행을 돕겠다는 언론 모두, 지금 상승가도에 올라선 당구를 앞서 말한 경기장 밖의 스포츠 정신적 관점에서 지켜보았으면 한다.

그래야 차유람을 비롯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새내기 선수들이 큐를 잡고 당구대 앞에 설 용기를 낼 수가 있다.

성장의 기회를 잡은 당구도, 이제 막 시작한 프로당구도, 서서히 성장하고 있는 한국 여자 3쿠션도, 점수판 위에 올라가는 1점, 2점 등 눈에 보이는 숫자만으로 냉정하게 평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빌리어즈> 김주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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