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두언 전 의원. 오른손잡이지만 왼손으로 당구를 배워 200점을 쳤다던 그는 생전 <빌리어즈>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당구다"라고 말하며 당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빌리어즈 자료사진


[빌리어즈=김주석 기자] 정두언 전 국회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인근 백련산 자락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자택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정 전 의원이 남긴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평소 앓았던 우울증으로 인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제2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17, 18,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총선에서 낙마한 이후에는 각종 시사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고, 올해 초 청와대로부터 주중대사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당구장 집 아들'이었던 정 전 의원은 평소 당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몇 년 전에는 당구 관계자가 대한당구연맹 회장직을 제안하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생전 <빌리어즈>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학창 시절 집이 당구장이었다. 주로 당구장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당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른손잡이였지만 초등학생 때 형을 따라 하며 왼손으로 당구를 배웠다던 그는 왼손으로 당구 200점을 쳤다.
 

정 전 의원은 평소 당구와 함께 자전거 타기를 좋아했다. 20대 총선 당시 지역구였던 홍은동 일대를 자전거로 누비며 선거운동을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학창 시절 당구장에서 생활하며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오른쪽 사진은 그의 부친이 운영하던 <신촌당구장>에서 졸업식날 함께 찍은 기념사진. 빌리어즈 자료사진


당시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은 "당구에서 후구 제도를 도입한 게 불과 몇 년 전이다. 나는 어렸을 때 이게 제일 불만이었다. 똑같이 기회를 얻어야 하는데, 먼저 자기 점수를 다 쳤다고 이기는 것은 불공평하다"라며, "이처럼 세상살이가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일이 많다. 그럴 땐 '이건 좀 이상하지 않아?' 하는 의문을 던져 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대부분 정치인에 대해 불신이 있는데, '그래도 저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더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소신을 말했다.

또한, "정치를 시작할 때 부당한 기득권 구조를 깨는 것이 목표였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공정하지 않은 게 많다. 그 불공평한 기득권을 깨는 것이 아직도 내가 할 일이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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